정보처리 이론
학습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인지기능은 기억으로, 능동적인 정신기제는 사람들에게 과거 경험에 관하여 정보를 보유하고 재생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학습이 발생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그들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정보는 우리의 감각을 통해 계속해서 우리의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이 정보의 대부분은 곧 지워지고, 우리는 그것조차 기억 못할 수도 있다. 어떤 정보는 아주 짧은 기간 동안 기억되었다가 잊히기도 한다. 예컨대, 우리가 야구장에서 자리를 찾을 때까지는 좌석 번호를 기억하지만, 자리를 찾고 나면 곧 번호를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어떤 정보는 우리의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머릿속의 지식들이 처리, 저장, 인출을 설명하는 인지적 학습 이론 인간 기억에 관한 조사는 기억된 정보들의 처리를 설명하는 학습 이론을 뒷받침해 준다.
정보처리 과정
① 감각등록기: 정보를 받아들이는 기억체계의 최초 요소는 감각 등록기이다. 감각 등록기는 감각으로부터 많은 양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2~3초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저장한다. 만약 감각 등록기에서 아무런 처리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정보는 빠르게 잊혀질 것이다. 정교한 많은 실험이 감각 등록기를 발견하기 위해 행해졌다. 형태심리학에서 감각, 지각, 기억에 관한 의문들은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관심을 끌었지만, 근대에서의 우리가 환경에서 어떻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가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독일에서 일어난 형태심리학 운동과 함께 시작되었다.
게슈탈트는 독일어로 '형상' 혹은 '형태'라는 뜻이다. 형태심리학자들은 인간의 감각 부분들이 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게슈탈트 심리학의 폐쇄 원칙(principle of closure)은 인간이 가능한 한 단순화, 논리화를 시키기 위해서 그들의 지각을 조직하고, 또 필요한 경우에 지각의 차이를 설명한다. 이 원칙은 우리가 과거로부터 한 사건을 기억하려 할 때도 적용된다. 우리는 그 사건을 보다 명료하게 기억하기 위해서 세부 사항들을 덧붙일 수 있다. 예컨대, 한 운전사가 명백히 잘못한 자동차 사고를 떠올리는 데 있어, 우리는 정신적으로 실제로는 드러나지 않았던 세부 사항들(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했는지, 회전 신호를 켰는지)을 우리 인상 속에 첨가한다. 게슈탈트 심리학의 또 다른 중요한 원칙은 주목하는 그림과 배경을 분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공항의 인파 속에서 친구를 만날 때, 우리는 아마도 친구의 얼굴에만 주목하고 다른 모든 얼굴은 일반적으로 무시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찾고 있는 얼굴 이외에 다른 모든 얼굴은 형상이기보다는 배경으로 무시되기 때문에 인파 속에 있는 또 다른 친구를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기억에 관한 최초의 실험적 연구는 1879년에서 1885년까지 독일의 헤르만 에빙하우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기억이 의미와 연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을 느끼고 이 요인들을 통제하기 위하여 무의미 철자로 연구하였다. 그는 자신을 연구 대상으로 하여 6년간 학습 실험을 하였다. 그 결과 학습 후에 곧 망각이 일어나는데 1시간 후에는 50% 이상 잊어버리게 되며, 9시간 후에는 본래 학습한 것의 60% 이상, 한 달 후에는 80% 이상 기억이 사라진다. 또한 학습에 보낸 시간의 양은 파지에 영항을 미친다. 이와 함께 배웠던 것을 다시 배울 때는 시간이 덜 걸림을 알 수 있다. 의미 있는 것, 잘 조작된 것, 연상되는 것 등은 더 오래 기억된다. 이러한 생각과 조건들을 확장시키면 망각을 없앨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또한 에빙하우스의 무의미 철자의 암기에 대한 실험 결과를 보면, 하루에 연속적으로 6회 반복한 기억 효과보다는 3일간에 나누어 총 38번 반복한 경우가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총 학습 시간이 동일한 경우에는 적당히 분할한 분산적 학습이 효과적인 사실도 실험적으로 검증되었다.
② 단기(작동) 기억: 사람들이 지각하고 집중하는 정보는 기억체계의 두 번째 구성 요소인 단기 기억으로 옮겨진다. 단기 기억은 몇 초 동안 제한된 양의 정보를 담아 둘 수 있는 저장체계이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정보가 저장되는 기억의 한 부분인 것이다.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의식하는 생각들은 단기 기억에 저장된다. 우리가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멈출 때 그것은 단기 기억에서 사라진다. 단기 기억의 또 다른 이름은 작동 기억(혹은 작업 기억)이다. 이 용어는 단기 기억의 지속 기간이 아니라 활동하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작동 기억은 정신이 정보에 작용하고 저장을 위해 그것을 조직하며 다른 정보와 연결하는 곳이다. 많은 학자는 작동 기억이 매우 중요해서 작동 기억의 용량을 지능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정보는 감각 등록기로부터 혹은 기억체계의 세 번째 구성 요소인 장기 기억으로부터 작동 기억에 입력될 수 있고, 둘은 동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붉은 새를 볼 때 감각 등록기는 붉은 새의 이미지를 기억으로 이동시킨다. 동시에(무의식적으로) 붉은 새로써 특정한 새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장기 기억에서 새에 대한 과거의 경험에 관한 기억들 또는 느낌들이 인식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작동 기억에 정보를 담아 두는 하나의 방법은 그것에 대해 반복하거나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에 의해 작동 기억 속의 정보를 보유하려는 과정을 시연이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이 방법은 전화 번호를 짧은 시간 동안 외우는 데 사용한다. 이런 반복에 의해 작동 기억에 어떤 항목을 보존하는 처리가 암기이다. 암기는 단기 기억에 더 오래 남을 수도 있고 장기 기억으로 옮겨갈 기회가 많기 때문에 학습에 있어 중요하다. 암기를 하지 않고서는 항목들은 작동 기억에 30초 이상 저장될 수 없다. 작동 기억은 제한된 정보가 다른 정보들에 밀려 지워질 수도 있다. 간략하게 적어 둔 전화 번호를 다시 찾거나 번호를 잊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작동 기억은 5~9개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인간은 단지 5~9개 정도의 서로 다른 것들을 한번에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어떠한 특수 정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양의 정보를 포함하기도 한다. 예컨대, 학습자에게 친숙한 방식에 따라 단어나 정보를 조직화한다면 암기하기가 쉬울 것이다.
작동 기억은 주변에서 유입된 정보가 장기 기억에 도달하기 전에 통과하는 곳과 같다. 또한 작동 기억의 제한된 용량은 교사가 수업설계 및 구현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학생들에게 제시할 개념을 잘 조직화하고 이미 그들의 장기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와 잘 연결시켜서 작동 기억으로 하여금 새로 유입된 정보들을 수용할 수 있게 만들지 못한다면, 학생들에게 한꺼번에 많은 개념을 제시하여 이해하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작동 기억의 제한된 용량의 또 다른 예시는 메이어(Mayer)가 번개에 관한 수업에서 관련 없는 단어, 사진, 음악을 함께 공부한 학생들이 이러한 요소들이 없는 학생들보다 전이 검사에서 낮은 성적을 보여주었다. 즉 단순한 형태의 수업이 전이 검사 수행보다 더 높았다는 사실인데 이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수업이 작업 기억 용량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개인마다 주어진 학습 과제를 성취할 수 있는 작동 기억의 용량은 차이가 있으나, 작동 기억의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주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배경지식이다. 인지의 세계는 '빈익빈 부익부'라고도 한다. 사람은 갖고 있는 배경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새로운 전보를 조직하고 흡수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 그러나 배경지식만이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개인마다 정보를 구성하는 능력에 차이를 보이며 좀 더 효과적으로 작업 기억의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새로운 전략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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