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Freud)의 심리성적 성격발달
성격에 관하여 가장 포괄적이고도 체계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는 이론은, 인간의 정신을 본질적으로 무의식과 의식으로 구분하면서 무의식적인 차원으로부터 인간이 심리 구조를 심층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정신분석학적 구조론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이트의 성격 이론은 인간 심리의 구조적 측면에 관한 전형적인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성격이란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 ego)의 세 가지 체계에 의해서 역동적이고 구조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 체계들은 각각의 기능, 작용 원리, 고유성, 기제 등이 있으나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이 세 가지 체계가 통합되고 조화된 조직체로써 협동적인 역할을 다함으로써 환경과 더불어 효과적인 적응을 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직체가 서로 어긋나고 조화되지 못할 때는 적응상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성격의 구조
(1) 원초아: 원초아(id)는 원시적인 충동을 총칭한다. 본능, 즉 성격의 타고난 부분을 가리키며 공기, 음식, 물, 영양 등에 대한 생리적 본능, 체온의 유지, 자기 보존, 종족 보존 등의 본능들도 모두 원초아의 기능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의존하고 싶은 욕심, 성(sex)에 대한 욕구 등도 모두 원초아에 속하며 원초아의 정서로 취급된다. 원초아의 충동은 자아의 힘이 약화되었을 때 의식 세계의 공상이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보통 때는 무의식에 잠겨 있다. 프로이트는 인간 심리의 심층에는 욕구가 있으며 이것은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이라고 생각했다. 이 욕구는 신체적 기능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아 정신적 에너지를 얻는다고 하였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기본적인 본능을 삶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으로 구분하였다. 삶의 본능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신체적 욕구 뿐만 아니라 창조적·지적 활동에 대한 심리적 근원으로 'libido' 혹은 'eros'라고 부르며, 굶주림·성(性)·목마름에 대한 욕구가 이것에 포함되며 그 중에서도 성적 욕구가 가장 강한 것으로 보았다. 죽음의 본능은 삶에 대한 무기력 상태로서 'thanatos'라고 부르고 미움·파괴·공격 등의 충동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대개 본능의 표현은 이들이 합쳐진 형태로 표현된다. 예컨대 이성 관계에 있어서도 가학적 요소와 피학적 요소가 동시에 포함된다. 원초아는 어릴 때 노골적으로 나타나며, 성숙해지면서도 비합리적이고 행동적인 면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원초아는 생물학적인 소산인 동시에 성격의 기초적인 면이라 할 수 있으나, 자기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외부와 싸우게 되는 과정에서 자아가 발달한다.
(2) 자아: 자아(ego)는 개인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있도록 통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 성격의 한 부분이다. 직접적인 쾌락을 얻으려는 충동을 억제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궁극적인 쾌락을 얻기 위해서는 인생 행로를 돌아가야 할 때가 많다. 이 같은 현실에 맞는 행동을 지배하는 부분이 자아이다. 이런 견지에서 자아는 전부가 아니라도 대부분이 의식적인 성격의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욕구를 건설적으로 이끌어 원초아의 맹목적이고 파괴적인 면을 다스려서 현실에 부합되도록 행동한다. 다시 말해, 자아는 성격을 위하여 외부와 지나친 욕구 사이를 교섭하고 조화와 적응을 가져오도록 한다. 이와 같이 현실 상황에 맞게 욕구를 충족시키는 과정을 이차 과정이라 한다. 자아는 개인으로 하여금 객관적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지게 하며, 합리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사회 규범을 따르게 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기억·사고·지각·행동 등의 심리학적인 과정을 자극하여 평가, 판단, 타협, 해결 등 성격의 일면을 이룬다. 원초아가 쾌락 원칙을 지배를 받는데 반해서 자아는 현실 원칙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현실 파악을 위해 인식 과정이 발달되어 있다. 이 현실 원칙의 목표는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대상이 발견되거나 이루어질 때까지는 에너지 발산을 보류한다. 그러므로 자아는 성격의 행정적 구실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성격의 집행관이다.
(3)초자아: 초자아(super ego)는 사회적인 현실과 관계되는 자아 경험에서 발달된다. 초자아는 개인의 행동을 이상에 따르도록 하는 역할을 하며, 쾌락이나 현실보다는 이상적이고 완전한 것을 지향한다. 초자아는 전통적·문화적으로 내려오는 가치와 그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 등이 성격 속에 표현된다. 초자아는 자아 이상(ego ideal)과 양심(conscience)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초자아는 자아로 하여금 본능의 직접적인 표현을 막고 무의식적인 이들의 충동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방어 기제를 쓰게 하는 양심이며, 그 개인이 동일시하려는 사람과 비슷한 양상으로 행동하게 하는 자아 이상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성격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보통 일상 용어에 있어서 양심과 초자아의 차이점은 양심이 전적으로 의식적인 데 비해 초자아는 의식적인 면과 더불어 무의식적인 면이 표함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의식 혹은 무의식적으로 초자아는 성격의 도덕적 권력으로서 내재화된 사회적·도덕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개념화된 충고자, 감독자, 협박자의 역할을 한다. 즉, 자아 이상(ego ideal)이란 긍지와 가치감을 주고 개인을 보상함으로써 초자아 속에서 발달한다. 부모가 도덕적으로 선하다고 생각하는 사실은 자녀들도 가지고 있는 개념이고, 양심이란 벌·경험 등에 의해 이루어지며 부모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녀들도 가지고 있는 개념이다. 아동이 5세 정도에 이르면 초자아 형성의 틀이 잡히게 되는데, 그 후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형성되고 발달한다. 정신분석학에서는 권위적 존재에 대한 동일시에 의하여 도덕성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권위적 존재 중에서도 특히 부모와 동일시로 부모의 금지나 의무가 내면화되어 무의식적인 초자아를 이루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교수, 교사, 존경하는 사람들, 문화 또는 다른 권위의 다양한 이상, 금지 또는 도덕적인 기준 등이 검열관 혹은 준거로 내재화된다. 이러한 이유로 자아를 행정부에 비유하면 초자아는 입법부에 비유할 수 있겠다. 즉, 성격에 있어서 통제하고 감독하고 비판하는 도덕적인 재판관 역할을 맡고 있다는 이야기다.
성격의 역동적인 견지에서 본 원초아, 자아, 초자아는 생애를 통해 서로 작용하고 통합된다. 자아는 원초아에서, 초자아는 자아에서 형성된다. 자아는 원초아가 표면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막고 초자아는 비판하는 기능을 이용해 원초아나 자아가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위배되지 않도록 통제한다. 이 세 가지 체계 간의 균형에 따라 개개인의 성격도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예들 들어, 초자아에게 강한 지배를 받는 개인은 도덕가가 되는 것이고 자아에 의한 강한 지배를 받는 개인은 현실적인 사람, 원초아에 의해 강한 지배를 받는 개인은 충동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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