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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이야기

정서 지능의 이론의 발달과 개념

by 인실김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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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서 지능의 발달

EQ라는 용어는 1995년 Goleman의 『정서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큰 이슈로 대두되었다. 20세기는 한마디로 이성적 지능, 즉 IQ의 시대였다고 규정할 수 있다. 지능 검사는 한 사람의 지적 능력의 수준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 결과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해왔지만 지능 검사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특히 1960년대 이후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물론 지능 검사에 대한 비판 가운데는 본래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지능의 개념에 대해 이해의 부족이나 지능 검사의 가능성과 한계성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들도 상당히 존재하고 있다. 

지능 지수 자체의 약점은 논외로 하더라도 실제적인 관점에서 특히 부각되고 있는 문제점은 지능 지수가 높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훌륭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학교 학습의 영역에서 지능 지수의 예언력은 약 40% 정도이며, 사회적 성공에 대한 설명력은 더욱 낮아서 10%대에 머무는 것으로 연구 결과들은 보고하고 있다. 우리가 종종 듣거나 사용하는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에서의 열등생'이라는 말은 지능 지수의 한계를 단적으로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인 Gardner는 인간의 지능을 단일하고 불변적인 것으로 보는 관점을 비판하고 지능을 다차원적인 것으로 보았다. 그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신체 운동 지능, 대인 지능, 개인 이해 지능, 언어 지능, 논리·수학 지능, 음악 지능, 공간 지능, 자연 지능 등 8가지의 서로 다른 지적 능력이 있다고 보았다. 여기에서 대인 지능은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능력이며, 개인 이해 지능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으로써, 이 두 가지는 물론 정서적 지능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Mayer와 Salovey의 정서 지능 이론 개발에 기초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2) 정서 지능의 개념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있는 EQ는 'Emotional Quotient'의 약자로서 지능 지수를 뜻하는 IQ에 상대되는 개념이며, 한국말로 옮기면 '감정 지수', '감성 지수' 또는 '정서 지수'가 될 것이다.

EQ의 이해를 위해서 EI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한국말로 '감정 지능', '정서 지능'에 해당하는 EI는 1990년 Mayer와 Salovey가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로서, 이때 정서 지능은 "자신의 감정(또는 기분)들을 구별하는 능력, 그리고 이같은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하는 능력"으로 정의되었다. 이 정서 지능을 포함하고 있는 정신 과정들에는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조정하는 것, 감정들을 적절한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 등이 있다. EQ란 바로 이런 정서 지능을 수치화한 것을 의미한다. 초기의 이러한 정의는 감정을 지각하고 조절하는 것을 언급하고 있을 뿐 감정에 대한 사고를 빠뜨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정서 지능은 감정을 정확히 지각하고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 감성 발달과 지적 발달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감정을 조정하는 능력"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정서 지능은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며 이 요소들 가운데는 감각, 지각, 기본적인 감정에 관해 낮은 과정들이 있는 반면(감정을 지각, 인식, 표현하기 등), 의식적이고 사려 깊게 감정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높은 과정들이 있다. 

(3) 정서 지능과 학업 성취와의 관계

지능과 지능 지수(IQ)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래로 지금까지, 심리학자들은 지능을 가지고 학업 성취와 사회적 성취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왔다. 그러나 지능을 측정하는 지능 지수가 한정된 학업 성취를 진단하는 데 그칠 뿐이므로 학교에서의 학습 능력을 예언하는 지표는 되지만 성인이 실제 사회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인 지적 능력을 예언할 수 없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었다. 정서 지능과 학업 성취도의 관계 연구는 정서 지능의 하위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Mischell은 4세 아동을 대상으로 아동의 정서 조절 능력을 측정하려 15년간 종단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정서 조절 능력과 학업 성취도는 정적인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정서 지능의 측면을 포함하고 있는 Gardner의 다중 지능과 학업 성취도와의 관계 연구가 그것이다. 이 연구에서 7개의 다중 지능 중 대인 지능과 학업 성취도의 상관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대인 관계 기술이 뛰어나고 사교성도 있으며, 대인 간의 갈등을 잘 해결하는 능력과 학업 성취도는 정적인 상관이 있음을 말한다. 정서 지능의 개념은 다중 지능 중에서 대인 지능의 개념에서 출발했으며, 대인 지능의 개념은 정서 지능의 하위 구성 요소 중 정서 조절 능력, 정서 활용 능력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4) 정서 지능과 사회성과의 관계

정서 지능은 자아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정서 지능이 높은 사람은 사회성이나 대인 관계 기술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Hatch는 대인 관계 기술이 뛰어나다고 평가를 받은 아동과 청소년을 관찰한 결과, 대인 관계 기술이 뛰어난 아동은 타인의 감정을 쉽게 알 수 있고,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 적절하게 반응할 줄 알았다. 또한 타인의 얼굴 표정에서 정서를 읽을 수 있고, 타인의 감정이나 동기, 관심에 대해서 쉽게 통찰할 수 알았다.

또한, 사회적 능력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기술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표현함으로써 타인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즉시적인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비언어적인 단서를 통찰해내는 능력에 대해서 광범위한 연구를 했던 Rosenthal은 타인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알 수 단서를 파악하는 능력이나 감정이입의 능력은 학교나 사회생활에 보다 잘 적응하게 한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비언어적인 단서를 통해서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은 적응력, 사교성, 친밀성, 타인의 감정에 대한 민감성, 사회성 등과 정적인 상관이 있다. 감정이입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과 타인의 정서에 대해서 정확한 평가와 표현을 하며 사회생활에 적응적인 방법으로 정서를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 역시 지능과 사회성의 관계에 대한 시사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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